솔직히 오기전에 제 상황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올해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일이 생겨서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였고 평생 연구만 했는데 올해 여러가지 벽에 막혀서 힐링이 간절히 필요했고 이 여행을 선택했습니다. 도착한 첫날엔 술만 오지게 먹고 그냥 호텔 들어가서 아무 것도 안하고 잤습니다.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으니까요.
둘째날...가이드가 여러 프로그램을 짜주고 안내해줬는데 술이 안깨서 그냥 다 캔슬하고 방에와서 잠만 잤습니다. 그리고 밤에 새로운 분들과 함께 놀았는데 솔직히 놀랬네요. 제가 그래도 이전에 세부유학생활만 6개월에.. 해마다 세부 놀러와서 사정 다 아는데 오시는 분들이
그렇게 이쁠거라 예상 못 했네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전 큰 기대 안하고 왔었습니다. 근데...
조금 놀랬습니다. 한분은 행동이 너무 귀엽고 한분은 이상형에
가까워서.. 그래서 루프탑에서 같이 와인한잔 하고 잘 놀았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그때까진 별 감흥은 없었는데 루프탑에서 계산하고
엘베 탈려고 기다리는 순간....갑자기 호텔 전체가 서있기도 힘들 정도로 흔들리면서 13년만에 세부에 진도 6.9에 많은 사람들이 돌아가신
그 재난이 닥쳤습니다. 당시엔 진짜 이대로 죽는구나 했었네요.
근데 침착해야 했어요. 여자분들이 주저앉아 공포에 질려서 패닉에
빠지셨거든요. 일단 호텔에 화재가 나면 더 큰일나니 계단으로 같이 대피했습니다. 한동안은 여진이 계속되어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지만
그래도 다행히 호텔의 침착한 대처와 견고함으로 아무일도 없었네요.
그날 밤은 뭘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고 그분들도 완전 공포에 질려있어서 우리 상관치 말고 집가서 너희 가족 챙기라고 말하고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날은 잠도 못 잤네요.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큰 재난이라... 평생 못 잊겠죠.
그리고 셋째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화로워져서 그날은 프로그램을 다 진행했습니다. 재밌게 놀고 마사지도 받으면서 우리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이
놀았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와 그 분들 다시 오셨데요.
우리 같으면 그 공포를 겪고 다시 오긴 두려울 것 같은데...
오셔서 솔직히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가라오케까지 가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호텔....
제가 묵었던 층이 15층이고 일행이 9층인데 그분은 상대적으로 어제 더 두려움에 떨었던 분을 9층 보내주고 제 이상형이었던 그 분은 15층
올라왔데요. 어제 22층서 그 난리를 겪어서 솔직히 나도 무서운
상황인데...
그래서 진짜 여친이라 생각하고 여자친구 대하듯 소중하게 대해줬네요. 솔직히 전 여친이랑 12년 전에 헤어지고 박사 딴다고 공부만
한데다 세부 유학원때도 클럽 한번 안가서 여자는 12년만에 처음인데다 상당히 감동한 상황이어서...
어제 그 난리땜에 진짜 무서울텐데.. 나도 이렇게 무서운데
그날도 여자분은 재우고 저는 또 지진나면 얘를 어떻게 깨워서
피신하고 보호할까 이런 생각하고 실시간 뉴스 보면서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무일도 없었고 아침도 잘 먹이고 지진 난 날
다리 다쳐서 쩔뚝이길래 음식도 들어줬습니다.
결론적으로 보면 재난때문에 함께 하루만 시간 보내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황투어 이후 일주일 잡은 여행 취소하고 바로 비행기표 끊었네요. 지진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하도 스펙타클한 상황을 겪다보니
제가 실수로 고작 하루만에 맘까지 줘버려서....ㅜㅠ
보내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고 지금도 그분 다리 다친 것만 걱정됩니다.
이럴까봐 SNS도 안물어봤는데 비행기 기다리는 지금도
당장 취소하고 연장하고 다시 한번 보고 싶은 맘 뿐이네요.
그럼 안되는 것을 알기에 떠납니다.
바라는 것은 없고 부디 다리 빨리 낫고 항상 웃고
다시는 공포에 질리지 말고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길 바랍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 하나입니다.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으로 여행이 이렇게 되고 사과톡 까지 왔는데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돈으로 살수 없는 경험과 마음을
느끼고 가고 있으니까요. 그 전에 고민?
다 사라졌어요. 생각도 안납니다.
그냥 하루 진심을 다한 것 그것만 떠오릅니다.
올 한해 제가 겪은 그 모진 사건들이..불운이 모두 다 치료 됐는데
어쩌다보니 하루만에 새롭게 병을 얻어버렸네요.
근데 그것이 더 큰일일 것 같아서 황투어 이후 일정
모두 취소하고 바로 떠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좋은 여행 감사드립니다. 황투어에서
이런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셨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투어를 진행해주신 모두에게요....
여행 내내 너무 친절하셨고 값지고 좋은 여행이 되었습니다. ㅎ
평생 아마도 죽을때까지 못 잊을 것 같아요. 이번 여행도 그분도..
ㅋㅋ 덕분에 12년만에 전 여친을 기억에서 지웠네요.
깨끗히...그동안 그리 애써도 안지워졌는데...
그러니 황투어 분들 모두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한국어

어처구니 없게 갑자기 벌어진 지진 이슈로 세부 시티에 잠시나마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ㅠ
지진피해가 발생한 곳은 세부 시티가 아니라 세부 시티에서 북쪽으로 차로 약 2시간 (98.3 km) 떨어진
BOGO CITY 라는 곳이었습니다
모처럼 세부에 오셔서 느긋하게 여행을 하시려는 계획에 큰 차질이 있었습니다
이 점 죄송하게 생각을 합니다
다행이도 세부 시티, 막탄 섬은 피해가 없습니다
이번 지진 이슈로 해서 세부에서 여행 관련 비즈네스를 하시는 모든 한인 업체에 피해가 없기를 바랍니다
아무튼 지금 필리핀 세부는 날씨가 기막히게 좋고 평화롭습니다~ 편히 오셔도 됩니다
모든 분들 즐거운 추석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평생 못 잊을 여행" 이라는 말씀은 정말로 큰 과찬이십니다
너무나도 과하신 칭찬입니다
세부에 오시는 분들 제발 너무 큰 기대는 안하시길 바랍니다. JUST 그냥 편한 마음으로 오시길...
여기는 동남아 필리핀 세부 입니다...
저희는 그냥 최선을 다해서 잘 모시려고 합니다.